스마트카의 원조? 벤츠와 스와치의 합작 모델 이야기

 

 

 

스마트카 하면 요즘은 자율주행 기능이 먼저 떠오르지만, 그 ‘스마트’의 어원이 된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스마트(Smart)’입니다. 이 이름은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 스와치(Swatch)와 독일 자동차 명가 벤츠(Mercedes-Benz)가 손을 잡고 만든 초소형 도시형 차량 브랜드에서 유래되었습니다.

 

 

1. 스마트카의 진짜 시작은?

1-1. 자율주행이 아닌, 브랜드 '스마트'에서 시작

요즘 '스마트카'라고 하면 대부분 자율주행, 인공지능, IoT 같은 첨단 기술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스마트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전, ‘스마트(Smart)’라는 브랜드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브랜드는 단순한 기술적 개념이 아닌, ‘도시형 초소형차’를 뜻하는 실체를 가진 자동차 브랜드였습니다.

 

1-2. 스와치가 왜 자동차를 만들었을까?

스마트의 기원은 시계 브랜드 스와치(Swatch)에서 출발합니다. 1980년대 후반, 스와치 그룹의 창업자 니콜라스 하이에크(Nicolas Hayek)는 기존 자동차가 너무 크고 비효율적이며 환경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시계처럼 작고 실용적이며 개성 있는 자동차”를 꿈꾸었고, 그 생각은 곧 실행에 옮겨졌습니다.

 

 

2. 벤츠와 스와치, 상상도 못한 조합

2-1. 시계 회사와 자동차 회사의 협업 배경

스와치는 자동차 제조 경험이 없었기에, 파트너를 물색하게 됩니다. 여러 자동차 브랜드에 협업을 제안했지만 대부분 거절당했고, 마침내 메르세데스-벤츠가 이에 응답하면서 두 회사의 뜻밖의 합작이 시작됩니다.

 

2-2. ‘스마트(Smart)’ 이름의 비밀

‘Smart’라는 이름은 단어 그대로 ‘똑똑하다’는 뜻도 있지만, 사실은 Swatch Mercedes ART의 약자입니다. 이는 스와치의 창의성과 벤츠의 기술력, 그리고 예술적 감각을 결합한 이름으로, 브랜드의 철학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3. 대표 모델 ‘스마트 포투(Fortwo)’

3-1. 세상에서 가장 작은 차?

1998년, 드디어 양산형 모델 스마트 포투(Fortwo)가 등장합니다. 이름 그대로 두 명이 탈 수 있는 구조로, 길이는 약 2.5m에 불과해 일반적인 주차 공간에도 세로로 주차가 가능했습니다. 독특한 디자인, 다양한 컬러 조합, 친환경성을 앞세운 스마트 포투는 도시 생활에 최적화된 자동차였습니다.

 

3-2. 도심 생활을 위한 최적화 설계

스마트 포투는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충돌 테스트에서 놀라운 안전성을 보였습니다. ‘트리디온 세이프티 셀’이라는 특수 프레임 구조로 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작은 차에 대한 불안감을 줄였습니다. 또한 연비가 뛰어나고, 차량 유지비도 낮아 젊은 층과 도심 거주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4. 시장 반응과 진화

4-1. 유럽에서의 인기와 확장

스마트 포투는 특히 유럽 시장에서 강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도심이 좁고 주차 공간이 부족한 유럽 도시는 스마트카가 활약하기에 최적의 환경이었습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꾸준히 모델이 개선되었고, 카브리올레 버전이나 디젤 모델 등 다양한 파생 모델도 출시됩니다.

 

4-2. 전기차 버전 '스마트 EQ'로의 진화

시대가 바뀌면서 스마트는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합니다. 스마트 EQ 포투는 기존 모델의 외형은 유지하되, 내연기관 대신 전기 모터를 탑재하여 완전한 전기차로 재탄생했습니다. 특히, 짧은 도심 주행에 적합한 전기차 특성과 스마트카의 도시형 DNA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습니다.

 

 

5. 스마트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

5-1. 벤츠가 단독 인수 후 변화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와치는 사업에서 손을 떼고, 벤츠가 스마트 브랜드를 단독 소유하게 됩니다. 이후 스마트는 전기차에 집중하면서 기존의 내연기관 모델을 점차 단종시키고, 미래 모빌리티 브랜드로의 전환을 꾀했습니다.

 

5-2. 지리자동차와의 합작, 전기차 중심 전략

최근에는 중국의 지리자동차(Geely)와의 합작을 통해 스마트 브랜드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의 미래 모델은 중국에서 생산하고 유럽과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형태로, 더 넓은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기 SUV,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신형 스마트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6. 마무리: 진짜 ‘스마트’한 자동차란?

스마트는 단순히 작은 차가 아닙니다. 시계 회사의 창의성과 자동차 회사의 기술력이 만난 독특한 시도이며, 도시 환경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이기도 합니다. 벤츠와 스와치의 만남은 지금까지도 많은 브랜드들에게 “이질적인 협업이 어떻게 큰 성과를 낼 수 있는가”라는 교훈을 남기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이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지금, ‘스마트’의 탄생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 본다면, 진짜 스마트한 기술이란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