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 보지 않는 이들에게, 벤츠 G-Class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국내에서는 ‘지바겐’으로 더 널리 알려진 이 차량은 ‘군용차의 유산’, ‘럭셔리 오프로더’, ‘부자들의 상징’ 등 수많은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차가 처음부터 지금의 명성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벤츠 G-Class의 진화는 그 자체로 자동차 역사 속의 살아 있는 흐름이다.
1. 시작은 군용차에서: G-Class의 탄생 배경
벤츠 G-Class는 1979년, 군용차로 개발된 모델에서 시작되었다.
오스트리아의 슈타이어-다임러-푸흐(Steyr-Daimler-Puch)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공동 개발한 이 차량은,
‘Geländewagen(오프로드 차량)’이라는 독일어에서 G-Class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당시 목적은 군사 및 상업용 수요를 충족시키는 튼튼하고 실용적인 오프로더였다.
네모난 외형, 강철 프레임, 뛰어난 지상고, 그리고 3개의 디퍼렌셜 락이 적용된 사륜구동 시스템은 당시 어떤 지형에서도 주행이 가능한 성능을 보장했다.
2. 민간 시장으로의 확장과 첫 진화
초기에는 군용으로만 운용되던 G-Class였지만, 그 뛰어난 성능과 강한 내구성 덕분에 민간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벤츠는 1980년대부터 점차 민간용으로 G-Class를 출시하며 고급화를 시작했다.
가죽 시트, 에어컨, 전동 윈도우 등 고급 옵션이 추가되었고, 점차 ‘럭셔리 오프로더’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나갔다.
특히 유럽 왕족과 중동 왕족들이 G-Class를 개인 차량으로 이용하면서, 이 차는 상류층의 상징처럼 자리잡기 시작했다.
3. 디자인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자동차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디자인을 크게 바꾸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G-Class는 40년 넘게 거의 동일한 외형을 유지해왔다.
각진 박스형 차체, 원형 헤드램프, 직선적인 루프라인, 문 위로 올라간 힌지 구조까지 —
디자인의 디테일은 개선되었지만 고유의 정체성은 그대로다.
이 점은 많은 소비자에게 ‘시대에 흔들리지 않는 고유한 아이콘’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G-Class만의 클래식함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4. AMG와의 만남 – G63의 등장
벤츠가 고성능 브랜드인 AMG와 협력해 G63 AMG를 선보이면서
G-Class는 단순한 오프로더를 넘어 고성능 럭셔리 SUV로 진화한다.
AMG G63은 4.0L V8 바이터보 엔진을 탑재해 585마력이라는 강력한 출력을 자랑한다.
제로백 4.5초, 최고속도 220km/h를 넘는 성능은 G-Class를 SUV 중에서도 가장 파워풀한 모델 중 하나로 만들었다.
게다가 실내는 최고급 나파 가죽, 대형 디지털 계기판, 360도 카메라, 버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등
벤츠 S클래스에 뒤지지 않는 럭셔리를 갖추고 있다.
덕분에 G63은 전 세계 셀럽,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의 사랑을 받는 차가 되었다.
5. 2018년, 2세대 G-Class의 본격 진화
놀랍게도, G-Class는 2018년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인 ‘세대 변경’을 단행했다.
이전까지는 부분 변경과 옵션 업그레이드에 머물렀지만, 2018년 G-Class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위에서 설계되었다.
그러나 디자인은 여전히 과거를 계승했고,
기술적인 부분만 대폭 진화했다.
- 독립 전륜 서스펜션 적용
- 경량화된 섀시
- 최신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자동 주차 보조, 어댑티브 크루즈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탑재
이로 인해 G-Class는 정통 오프로더임에도 불구하고, 도심에서도 쾌적하게 탈 수 있는
'럭셔리 데일리카'로 다시 태어났다.
6. 지바겐은 어떻게 ‘부의 상징’이 되었을까?
지바겐은 단지 성능이나 역사 때문만이 아니라,
소유 자체가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는 점에서 다른 차량과 다르다.
가격은 2억 원을 가볍게 넘기며,
희소성과 개성, 브랜드 유산, 성능, 커스터마이징 요소까지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상류층 소비재’다.
게다가 리셀 시장에서도 높은 가치를 유지하고 있어
투자 자산으로서의 매력까지 겸비했다.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G-Class는 단순한 차가 아닌 ‘문화’로 자리 잡은 자동차가 되었다.
7. 전기차 시대 속 G-Class의 미래
벤츠는 전동화 전환에 맞춰 전기차 버전의 G-Class, 즉 ‘EQG’를 2024~2025년 사이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EQG는 기존 G-Class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강력한 4모터 기반 사륜구동 시스템, 고용량 배터리, OTA 기능 등을 갖춘
완전 전기 오프로더 SUV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이는 단지 전기차의 등장이 아니라,
G-Class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한 채 기술의 미래로 나아간 진화라고 할 수 있다.
G-Class는 단순한 차량이 아닌 상징이다
벤츠 G-Class, 지바겐은
- 정통 오프로더로서의 전통
- AMG와의 만남을 통한 고성능 진화
- 디자인의 일관성
- 럭셔리와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실내
- 시대 변화에 따른 전기차화 대응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단순한 SUV를 넘어
전 세계 상류층과 자동차 마니아의 '꿈의 차'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오늘날 누군가가 G-Class를 선택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심지어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G-Class가 수십 년 동안 사랑받으며 진화해온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